시코쿠 88사찰 순례길「오헨로」를 알아본다‐마에야마 지역 활성화 센터

2016-07-162016-08-17 Life Takamatsu

위의 사진은 마에먀마 지역 활성화 센터이다. 그 센터는 순례길에 위치하며, 마지막 88번째 사찰이자 수행의 완료(결원: 結願)를 뜻하는 오쿠보지보다 11키로 앞에 위치한다. 그 시설 내에는 오헨로에 대한 자료실과 휴식 공간이 있다. 먼저 자료실은 「헨로 자료 전시실」이라고 불리며, 에도 시대의 기행록과 지도, 납찰(納札:주소와 이름, 기원을 적은 종이로 명함을 겸한다) 등 다양한 물건을 전시하고 있다. 또한 휴식 공간은 「교류살롱(교류하는 곳)」이라고 부르며, 오헨로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. 이 센터는 개설한지 17년이 되었고, 요즘은 도쿄나 오사카 등 국내라도 하더라도 멀리에서, 혹은 외국에서 방문하여 오헨로를 하는 사람들, 즉 오헨로상이 늘고 있다.

센터에 들어가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홍법대사(空海:구카이)이 중국 유학 시절에 겪은 일들을 정리한 지도이다. 홍법대사은 유학승(留学僧)으로서 견당사(遣唐使)들과 함께 중국의 당나라로 건너가, 약2년의 유학생활에서 다양한 것을 배웠다. 그는 혜과(恵果)에게서 3개월동안 밀교에 관한 많은 것을 배우고, 그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일본에서 진언밀교를 창립하였다. 지도에서는 중국에 들어갔을 때부터의 홍법대사의 흔적을 밟아볼 수 있다.

교류살롱에는 시코쿠 88사찰을 포함한 입체 모형도가 있어, 버튼을 누르면 각 절의 불이 켜지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.

제일 안쪽에는 오헨로상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, 차나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.

헨로 자료실의 입구의 왼쪽에는 입관자를 위한 기념 스탬프가 있다.

오헨로의 옷차림과 신넨호우시(真念法師: 홍법대사가 헨로를 창건하였다면 신넨호우시는 헨로길을 88사찰로 정하거나 돌을 길잡이로 여러 군대에 두는 등 헨로를 정비한 인물이다.)를 함께 전시하고 있다. 오헨로의 옷차림은 삿갓, 흰 장삼 옷, 와게사(목에 걸어 가슴에 늘어뜨리는 폭6cm정도의 좁은 가사) 등의 기본적인 순례 용품에 더하여, 납찰, 납찰을 넣는 것(札ばさみ)、장갑(手甲)、각반(脚絆: 걸을 때 아랫도리를 가든하게 하려고 발목에서부터 무릎 아래까지 감거나 돌려 싸거나 하는 띠), 방울(鈴), 짚신, 대바구니、나무 지팡이 등도 차려 입힌 모습을 볼 수 있다.

시코쿠 오헨로길에 있는 가옥에서는 순례자에게 차나 간식을 대접하거나 젠콘야도(善根宿: 순례자를 무료로 재워주는 곳)을 제공해줬을 때 그 대신에 오헨로상에게서 납찰을 받고 있었다. 대접은 순례자의 수행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것과 동시에 각 집의 재난과 불행을 떨쳐내려는 바람이 담겨 있다. 또한 순례자가 자기 대신에 순례를 해줌으로써 자신이 수행을 하는 것과 같은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.오헨로상이 주신 납찰과 호부(護符)를 넣는 것으로 가마니를 사용하는데, 그것은 가옥의 들보에 붙여 소중히 보관한다.

수보키 다와라(スボキ俵: 모양이 종아리와 비슷하므로 시코쿠 사투리로 종아리 가마니의 뜻)이다. 납찰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다.

안에는 묵서(墨書)로 쓰인 납경(納経:경문, 경전), 주인(朱印), 목찰(木札), 오라이 테가타(여행허가증 겸 신분증명서) 등 수많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.

납찰의 변천을 볼 수 있다. 이 가마니는 납찰의 연호(元号)가 덴메이(天明)에서 헤이세이(平成)까지 하나 빠지지 않고 나왔다는 점에서 다른 가마니와 달리 특별성을 갖는다. 이 가마니, 납찰은 둘 다 굉장히 소중한 자료이다.

제일 안쪽에 위치하는 방에서는 2016년 가을까지 산가와케(寒川家), 이이다케(飯田家), 다부치케(田渕家)에서 발견된 납찰을 전시하고 있다.
헤이세이25년（2013년）, 이이다케에 의해 가마니와 납찰의 협조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, 오헨로 두카사노카이(おへんろつかさの会)가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였다. 이 결과, 이이다케의가마니 안에는 에도 시대부터의 납찰이 들어가 있었다. 이후, 다부치케, 산가와케의 조사도 진행되었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.

발견된 납찰 중에서 제일 오래된 납찰은 연호가 덴메이이다. 200～300년전에 납찰은 붓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. 그러나 약 100년전부터는 납찰이 인쇄로 바뀌면서, 그 위에는 호우노우쿄(奉納経: 납경하고 바치다), 혼존〇〇뇨라이(本尊〇〇如来: 각 절에서 순례할 주요 불상)이라고 쓰고, 고쿠도안젠(国土安全: 나라가 평화롭기를), 니세이안라쿠(二世安楽: 현세와 다음 생에서 평안하기를), 그리고 뇨이만조쿠(如意満足: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를) 등 개인적인 기원도 함께 쓰기도 하였다. 또한 현재는 뒷면에 각자 신간죠우쥬(心願成就:마음속 바람이 이루어지기를)・가이운조우쥬(開運成就:운이 트이기를) ・죠우쥬키간(長寿祈願: 장수하기를)・가쿠교죠우쥬(学業成就: 학업의 습득이 이루어지기를) 등 기원을 쓴다.

방문객의 출신지에 따라 납찰을 전시하고 있다. 가가와현 부분에서 제일 위에 보이는 납찰은 니시키(錦: 호박색과 비슷하며 금, 은, 빨강, 주황 등의 색깔이 아울러 짜여진 직물)의 납찰이다.납찰은 헨로길에서 명함 대신에 사용한다. 납찰의 색깔은 순례 횟수에 따라 달라지며, 1～4번은 하양, 5～7번은 초록, 8～24번은 빨강, 25～49번은 은, 50～99번은 금, 그리고 100번 이상이 긴(錦)이다.

취재를 진행한 날에는 방문객에게서 명함 대신에 납찰을 받았다. 이 분의 몇 가지 납경장(納経帳)에는 88사찰의 모든 주인이 있고, 납경장이 하나 하나가 예술 작품이었다.가가와 헨로 겐큐카이(가가와 헨로 연구회)도 개최되며, 실제로 헨로길을 걸어보거나 발표하는 기회도 있다. 사전에 연락을 하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.
매일 많은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, 오헨로의 자료를 보기 위해서 이 센터를 방문하는데, 올해 3월말에는 입관자가 18만명을 넘었다. 실제로 센터를 방문하면 관장님과 주임님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고 자료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. 오헨로에 관한 이해를 높이려면 한 번쯤은 가 볼만한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.